내 Job은 그에게 주는 것, 그 것 뿐이라네.


1976년, 숭산스님을 뵙고 나서 출가하게 된 한 비구니 스님이 숭산스님께 물었다고 합니다.

“스님께 너무 감사합니다. 어떻게 하면 그 빚을 갚을 수 있을까요?”


좋은 선배와 스승을 만난 것으로 인해 평범한 삶에 종지부를 찍고
인생을 바꾼 스님이었기에 그런 질문이 가능했을 것입니다.
유복한 가정을 뒤로 하고 이민 온 미국땅에서 출가를 결행한 후학의 질문에 숭산스님은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복이 많아 돈이 많다. 어떤 사람은 복이 많아 말을 잘한다.또 어떤 사람은 복이 많아 글을 잘 쓴다.
너는 이 공부를 해내는 거다. 끝까지 해내는 거다. 그게 빚을 갚는 거다.“


‘끝까지 해내는 거다!’


그 말씀을 듣는 순간, 온 세상이 환해진 것 같은 느낌과 함께,
‘내가 공부를 하면, 나로 인해 또 다른 세상이 열리고 또 다른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그 스님은 그로부터 30년이 흐른 후, 어느 지면에서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무언가를 끝까지 해낸다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끈기와 인내가 필요하다. 끝없이 자신과 싸우는 과정이다.
그 자리에서 사생결단을 낼 마음으로 들러붙어야 한다.
끝까지 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으나 그래도 해야 한다.
무조건 해야 한다. 절실하면 해야 한다.
다른 변명이 필요하지 않다.“




세계 4대 생불로 숭앙받았던 숭산스님의 세계적인 저력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대단했던 것 같습니다.


몇 일전, 인사동에서 한 비구니스님을 인터뷰했습니다.(앞에서 말한 비구니 스님은 아님!)
30여년의 세월을 캐나다에서 포교를 하고 돌아오신 스님은
60대 중반이라고 하기엔 모습이 너무 곱고 마음이 열려있는 분이셨습니다.


“숭산스님도 잘 아시겠네요?”
“숭산 큰스님요? 하하.. 너무 잘 았죠.”

눈가의 주름이 아름답고 웃음이 단정하셨던 스님(광옥스님)께선
숭산스님에 대한 말씀을 이렇게 전하셨습니다.

“스님은 말할 수 없이 부지런하셨고 신심이 깊으셨고 원력이 대단하셨죠.“
‘부지런함’과 ‘신심’과 ‘원력’으로 숭산스님을 설명한 비구니스님의 말씀을

간추려서 전해봅니다.

“숭산 큰스님의 근면함은 누구도 따를 수 없을만큼 대단하셨어요.
스님께서 미주, 캐나다, 유럽 등 세계 여러 나라에 있는 선원을 순회하실 때 곁에서 뫼신 적이 많았죠.
스님께선 그 전날 아무리 늦게 주무셔도 늘 새벽 1시면 일어나셨어요.
그리곤 9백배를 하시는 게 하루 일과의 첫 시작이셨어요."


"1080배가 아니구요?”

“평생 하루 1080배를 하셨는데, 나머지 108배는 새벽예불 때 대중들과 함께 하셨죠.
아마 평생 한 번도 거른 적이 없으실 거예요. 오래 전 러시아와 우리나라가 수교가 안 되었을 때,

종교인 자격으로 러시아를 방문한 적이 있어요. 기차만 몇 일을 타고 가는 중에도 스님께선 열차 통로에서
담요를 깔아놓고 매일 새벽 1080배를 하셨다고 합니다."

돌아가시기 얼마 전, 문병을 하는 자리에서 광옥스님이 숭산스님께 여쭈었다고 합니다.
“스님! 요즘에도 천팔십배하세요?”

“흠.. 몸이 아파서 그렇게 못해. 3백배만 한다네.. ”

"신심과 원력이 원대하지 않으면 그럴 수가 없지요. 스님은 1년 365일 용맹정진을 하신 분이예요.
거의 한 해 동안 세계 각지에 있는 선원들을 순회셨는데, 각 선원에선 일 년에 한두 차례 1주일씩 용맹정진을 하죠.
그때마다 큰스님께선 꼭 대중과 함께 정진하셨어요. 단 한 시간도 빠지지 않으셨죠.
그들은 일 년에 한두 차례지만 스님은 일 년 꼬박 용맹정진을 하신 거죠. 곁에서 봐도 정말 그 신심이 놀라웠어요.”

"용맹정진은 어떤 식으로 했나요?“

“예불, 좌선(명상), 염불 .. 한국과 똑같이 했어요. 예불문이나 염불도 항상 한국말로 하죠.
많은 외국인들이 모여 한국말로 ‘지심귀명례..’ 하고 예불을 시작하면 참.. 장관이었죠.
한 몇 시간씩 한 자리에 서서 ‘관세음보살’ 정근을 하는데,
그땐 목탁, 북, 꽹가리 등 손에 들 수 있는 악기에서 심지어 집에 있는 도마까지 등장해서
그것들을 두드리면서 염불을 하는데.. 얼마나 하모니가 아름답고 장엄한지 몰라요.
큰스님께선 언제나 맨 앞에서 목탁을 치시면서 아주 큰 소리로 염불을 하셨죠.
얼마나 염불소리가 좋은지 따라하는 사람들이 전부 환희로워 했죠.“

365일 되풀이 되는 용맹정진을 한 번도 빠지시지 않고 대중과 함께 하셨다니,
숭산 큰스님의 저력이 바로 거기에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광옥스님의 말씀을 넋놓고 듣고 있던 제가 여쭈었습니다.
“숭산 큰스님은 한마디로 어떤 분이셨어요?”

성품이라든가 인간적인 면이 궁금했습니다.

“크게 인간적인 배신을 당한 적이 있으셨죠. 포교를 위해 미국에 오셔서 고생하면서 이룬 모든 것을 한 사람으로 인해
잃어버리셨죠. 어렵게 다시 시작하셨는데, 당신을 배신하고 모든 것을 가져간 그 사람에게 여전히 무얼 주시는 거예요.
불러서, 때로는 방문해서 무언가를 주시곤 했죠. 저희들이 기가 막혀 건의했죠. ‘스님은 그러고 싶으세요?'“

이에 답한 숭산 큰스님의 대답이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그것은 그 사람의 job(일)이고 내 job은 그에게 주는 것, 그것뿐이라네.”


“오직 모를 뿐”

“오직 할 뿐”


숭산 스님께서 세상에 던진 저 깊고 절실한 화두가 어디에서 왔는가 비로소 실감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관세음보살

_()_


출처 :금강(金剛) 불교입문에서 성불까지 원문보기 글쓴이 : 勝進行

by elevated | 2008/08/25 23:35 | Words To My Heart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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